꽃이 만개한 로뎀(2월)
이스라엘 날씨는 긴 여름 건기와 짧은 겨울 우기로 구별된다. 11월경에 시작되는 우기는 12월-2월에 많은 비가 내리고, 비가 내리면 2월부터는 들판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선지자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를 처단하는 대승을 거두지만 엘리야를 죽이고 말겠다는 이세벨에게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광야로 도망한다. 그리고 로뎀나무 아래에서 하나님께 차라리 죽고 싶다는 원망을 한다.
“(엘리야는)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이르되” (왕상19:4-5)
로뎀나무는 나무가 아닌 관목이다. Rotem에 ‘나무’라는 명칭을 추가한 것은 어울리지 않는 번역이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땅에서 줄기가 하나로 크게 자라고 중간에 가지가 뻗어나오는 것이고 관목은 밑둥이나 땅에서부터 줄기가 갈라져 나오며 키도 2m 내외이다. 봄에 꽃이 피는 개나리가 관목의 좋은 예이다. 개나리가 봄을 알리듯 로뎀도 2월이 되면 하얀 꽃이 만개한다. 로뎀은 광야와 모래가 많은 지중해 해변 샤론지역에도 많이 서식하는데 샤론의 모래사장을 뒤덮는 흰색의 화사한 로뎀 꽃은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3월 중순이 지나면 꽃은 시들고 씨앗을 맺는다. 4월말에 비가 그치면 들풀들은 모두 누렇게 시들고 황량함이 감돌지만 여름 건기에도 로뎀만은 그 초록을 유지한다.
엘리야가 도망친 광야에는 나무도 없고 뜨거운 태양을 피할 그늘진 곳은 아무데도 없다. 광야에서 유일하게 있는 관목인 로뎀이 있지만 나무가 아니기 때문에 로뎀 그늘에서 편하게 쉴 수는 없다. 광야의 작열하는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개나리처럼 잔가지들이 빽빽한 로뎀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다. 지표면과 로뎀의 가지들 사이가 너무 좁아서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누워서 잠이 들어버린 엘리야. 로뎀은 지치고 나약해진 엘리야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쉴 곳을 주어 그를 위로했다.
